행복한 목수, 이 부부가 사는 법 목가구

올해 봄에 수인이 예방접종 맞추러 갔다가 디스크 증상이 도져서 일주일 정도 집에서 누워지냈던 적이 있었다.
낮에 누워서 EBS를 보다가 우연히 프로그램에 집중하게 되고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었다.
"인생후반전"이라는 프로그램의 '행복한 목수, 이 부부가 사는 법'이라는 코너였다.

코너의 내용은, 화학과 실내건축을 전공한 맞벌이 부부가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소중함을 잃어버리는 일상을 과감하게 버리고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아들을 위해 가구를 만들어 줄 목적으로 30대 후반에 취미로 다녔던 가구학교에서 본인이 '나무를 참 좋아하는 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두 부부는가구제작을 직업으로 선택하기로하였다고 한다.
본인의 '몸'이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갖기... 한달에 가구 2점 이상 만들지 않기... 하루종일 아내와 함께 작업하고 이야기하고 장보기... 동호회를 만들어 관심있는 이들에게 가구제작 기술 및 본인의 삶을 함께 나누기...
가구를 사용할 사람에 대한 고민, 가구 디자인, 제작, 사후관리까지 즐겁게 온 열정을 다하는 이 부부에게 이들이 만든 가구는 더이상 가구가 아니라 자식과 같은 분신이었다. 현재 자신의 직업에 대한 애정과 애착은 과거 직업에 대한 애착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 일련의 일들을 늘 반려자와 함께 하며, 이웃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요즘 내가 고민하는 모든 것이 들어있었다.
내 몸이 즐거울 수 있는 직업... 그 직업을 통해 내 삶의 가치관을 담을 수 있고 하루하루의 즐겁고 최선을 다하는 삶이 쌓여나갈 수 있는 직업... 아내, 딸 등 가족간의 관계에 충실할 수 있는 삶... 그것을 또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삶...
특히나 나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 그리고 나무의 질감을 너무나 좋아한다...
어릴적 손재주 좋으신 아버지가 나무로 만들어주셨던 앉은뱅이 책상, 썰매, 얼래 등등에 대한 나무의 튼튼하고 따뜻했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나무를 통해 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한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직업적 고민은 나중으로 미루더라도 꼭 찾아가 그들의 삶을 눈으로 보고 싶었고, 가능하다면 그들에게서 목공예를 배우고 싶었다.

주말 어느날... 미사리에 있는 in...i 스튜디오에 아내와 수인이와 찾아갔었다.
햇살 넉넉한 넓직한 마당에 주차를 하고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TV에서 보았던 부부가 보였다. 원래 알던 사람처럼 반가웠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구 만드는 것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가구 곳곳에 숨겨진 아이디어들을 통해 사람들간의 따뜻한 감정이 오고가길 바라며, 그 가구가 대를 넘어가며 그 감정이 오래 지속되고 쌓여나가길 바라는 부부의 가구에 대한 철학을 들을 수 있었다.
다듬어진 목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껍질도 벗기지 않은 통나무를 가지고 와서 다듬는 작업부터 모든 일련의 작업을 직접 진행한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장부맞춤을 사용하며 계절에 따라 나무가 숨을 쉴 수 있도록 이음에 여유를 주는 등 모든 과정에 있어서 자연에 순응하고자 하는 사람의 투박한 노력들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
그리고 나같은 초차는 가구제작에 최소 6개월 정도동안 일주일에 하루를 쏟아부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며, 자기자신 속에 빠져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수인이를 보면서, 지금 당신의 아기는 자기를 위해 가구를 만드는 아빠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원, 식물원에 같이 가주고 깔깔대며 놀아줄 수 있는 아빠를 원할 것이라며, 지금 나이에 가구를 만드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 하셨다.
내심 아쉽지만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이 마흔 넘으면 그때 다시 찾아뵙기로 하였다.

참 멋진 부부를 만났었다.
무언가 일상생활이 엉기게 될 때 이부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
꼭 다시 만나길 바란다.

2011.11.02





관련 링크
EBS 인생후반전 (다시보기_2011.05.13): http://home.ebs.co.kr/2ndlife/index.html
EBS 노윤구 PD의 취재후기(블로그): http://blog.naver.com/yunkoono?Redirect=Log&logNo=129687248
in..i furniture studio (홈페이지): http://www.iniws.com/
in..i furniture studio (카페): http://cafe.naver.com/inigallery.cafe
박상순과 이은주의 가구작업실 이야기(블로그): http://blog.naver.com/inipandl
가람가구학교: http://karam.s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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